나는 해외에 살면서 단 한 번도 내 고향이 미치도록 그리웠던 적이 없다.
아마도 내가 정말 한국이 싫어서 해외로 나온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주변 친구들은 “한국 가고 싶어서 미치겠다”고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늘 같은 생각을 했다.
“음… 나는 딱히 그 정도는 아닌데?”
혹시 내가 변종인가 싶을 때도 있다.
전생에 외국인이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집밥’이라는 단어에도 나는 큰 감흥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 엄마는 정말 요리를 못한다ㅋㅋㅋㅋ (맨날 창작 요리를 함)
이건 우리 아빠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못해도 너무 못해서, 집에 있으면 배민 아니면 라면 먹었다.
그래서 나랑 동생은 자연스럽게 배민 VIP가 되었다.
불효녀 같을 수도 있지만,
나는 가족이 그렇게 그립지도 않다.
부모님이 아프셨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을 때도
죄송한 마음은 들었지만
“당장 한국에 가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이런 나를 보면 나도 참 이기적이다 라는 생각이든다.
아마 내 성격이 원래 그런 걸지도 모른다.
나는 사람을 많이 두지 않는다.
인생은 결국 혼자라고 생각하고,
나와 정말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건 너무 어렵다고 느낀다.
그래서 친구도 없다. 아니, 만들지 않는다.
나는 혼자가 편하다.
혼자 바에 가서 술을 마시고,
혼자 여행을 가고,
혼자 영화를 본다.
혼밥은 이미 만렙이다.
해외에 살다 보니 이런 혼자 사는 삶이 더 자연스러워졌다.
그래서인지,
“해외에서 잘 버틴다”는 말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해외에 산다고 해서 늘 단단한 건 아니다.
여기서 살다 보면 확실히 느낀다.
나는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인종차별을 겪을 때도 있고,
‘내가 여기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특히 일을 하면서 더 그런 감정이 커진다.
내가 정말 이 사회에 잘 섞이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저 잠시 머무는 외노자인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비자 걱정은 늘 따라다니고,
여기서 내가 더 뭘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
나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인데,
지금 하는 이 일이 과연 내 미래에 도움이 되는 건지,
내가 생각한 속도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꾸만 나를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도 완전히 내 나라 같지 않고,
그렇다고 여기도 내 나라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나는 늘 그 중간 어딘가에 서 있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양쪽을 다 알고 있지만
어느 쪽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상태로.
아마 이게 해외에 오래 사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두 나라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사람들은 영화처럼 바쁘게 지나가는데
나만 혼자 멈춰 있는 느낌.
카페에 앉아 있으면
외국인 친구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인다.
그 옆에서 나는
일에 찌들어 겨우 시간을 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챙기고 있다.
그럴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아마 기댈 사람이 없어서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사람에게 정을 잘 안 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려고
비즈니스 네트워크에도 나가 봤지만
그마저도 너무 지쳤다.
아마 평생 해외에서 살려면
이런 과정은 피할 수 없는 걸까?
외국 사람들이 왜 그렇게 운동을
많이 하는지 알 것 같다.
정말 할 게 없다.
외식은 비싸고,
팁까지 내야 한다.
그래서 쉬는 날에는 무조건 카페에 간다.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그래야지만 내가 이곳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다는 감각 하나로 마음이 좀 놓인다.
나는 집에만 있으면 숨이 막히는 타입이다.
완전 밖순이라 하루에 한 번은 꼭 밖에 나가야 한다.
잠깐이라도 햇빛을 보고, 커피를 마시고, 사람들 소리를 들어야
그날 하루가 제대로 굴러간다.
그래서 아마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에서 유명한 카페는
거의 다 가봤을 거다.
괜히 카페 투어를 하는 건 아니지만,
결국 나를 이곳에 붙잡아 두는 건
그 작은 테이블 하나와 커피 한 잔인 것 같다.
외국인 친구가 힌지 틴더 같은 데이팅 앱을 써보라고 해서
한번 써봤는데…
나는 정말 정서가 안 맞았다.
게다가 나는 얼빠인데
솔직히 말해서
“와…”라는 말밖에 안 나왔다.
대화는 원나잇 이야기뿐이고,
한 번 써보고 바로 지웠다.
결국 내 일상은
일 – 집 – 운동
이 세 가지만 반복된다.
이러니 남자를 만날 수가 없다.
그래도 자기 발전은 열심히 하고 있다.
나는 한국 사람이지만 한국 음식을 잘 안 먹고ㅋㅋㅋ
기분이 꿀꿀할 때는
일 끝나고 혼자 호수를 걷다가
핫초코나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나는 술도 잘 못 마시고,
술도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은 인생 노잼 시기인게 확실히 하다.
사실 내 인생은 늘 노잼이었지만,
요즘은 더 노잼으로 진화한 느낌이다.
여기가 너무 익숙해져서
뭘 해도 새롭지 않고,
그냥 ‘그저 그런’ 느낌.
그래서 요즘 계속 고민한다.
“뭘 해야 내 인생이 조금이라도 재밌어질까?”
지난주에는 혼자 아바타 3를 보러 갔다.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그런데도 마음 한켠은 계속 답답하다.
뭔가 허한 느낌.
아무리 뭘 채워 넣어도 채워지지 않는 느낌.
그래서 요즘은 그냥
최대한 바쁘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속눈썹 연장도 여기서 처음 해봤는데
무려 115불이 나왔다.
중국인이 하는 곳이었고
엄청 불친절했지만…
결과는 만족.
이제 나이는 20대 후반을 향해 가고 있다.
이루고 싶은 건 산더미인데
꿈은 아직 희미하다.
불꽃은 보이는데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팟캐스트도 해보고 싶고,
내 브랜드 향수 사업도 해보고 싶고
꿈많은 20대인 나

2026년에는
내 꿈이 아주 조금이라도
한 발자국은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게 지금의 솔직한 바람이다.